크루그먼교수 "AOL 타임워너 합병 시너지효과 의문"

  • 입력 2000년 1월 13일 19시 11분


“아메리카온라인(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은 시너지 효과가 의문시되는데다 합병회사의 미래도 매우 불투명하다.”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매사추세츠대 교수(사진)는 12일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칼럼 ‘미디어 광(狂)’에서 AOL과 타임워너의 사상최대의 합병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다음은 칼럼 요약.

이번 합병으로 두 회사의 장래에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생각한다. 흥망을 거듭해온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불확실성을 지닌 타임워너가 거품이 우려되고 있는 인터넷 시장의 불확실성까지 떠안았기 때문이다.

사실 AOL은 시장가치를 제외하면 모든 면에서 작은 회사에 불과하다. AOL이 세계적인 브랜드이긴 하지만 종업원 1인당 1000만달러의 가치는 적절하지 않다. 폴라로이드사는 과거 한때 고유명사로 인식될 정도로 유명세를 탔으나 기대했던 수익을 내지 못해 결국 퇴출됐다.

AOL의 입장에서도 이번 거래는 이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AOL이 타임워너에 지불한 인수대금이 너무 많았다. AOL은 총자본금에 가까운 1400억달러를 지불했다. 하지만 합병회사의 주식가치는 이전의 AOL 주식가치에 비해 못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합병회사의 회장인 스티브 케이스가 희망하는 대로 5년 뒤에 기대했던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하다. 결국 시너지 효과는 창출하지 못하고 두 회사의 시장가치가 동시에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경없는 지구촌’이라는 사이버 자유주의자들의 꿈이 실현된다면 사람들이 돈을 내고 자신들의 ‘전자 초원’에 들어올 것이라고 믿었던 이번 합병의 주역들은 매우 큰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정리=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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