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코너리 英기사작위 받자 스콜틀랜드서 '수군수군'

  • 입력 2000년 1월 10일 19시 48분


007 시리즈 영화에서 근 30년간 ‘제임스 본드’역을 맡은 영국 영화배우 숀 코너리(70)1일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작위를 받은 것을 놓고 스코틀랜드 국민당(SNP) 내에 말이 많다. 스코틀랜드 독립주의자답지 못했다는 것이다.

스코틀랜드 독립을 당령으로 삼고 있는 SNP의 당수(79∼90년)를 지낸 고든 윌슨은 9일 영국 선데이타임스에 게재된 기고문에서 “코너리가 영국 여왕으로부터 작위를 받은 것은 선조들의 독립정신을 모독한 만행”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그는 이어 “영국에 맞서 독립을 요구했던 선조의 열정은 사라지고 일부 독립주의자들이 영국의 작위를 받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며 “현 SNP 지도부는 독립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노동당의 아류로 전락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스코틀랜드 독립주의자로 유명한 코너리는 97년 9월 스코틀랜드 자치의회 구성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앞두고 정치광고에 출연해 자치에 찬성할 것을 호소했다. 그는 또 매년 50만파운드(약 1억원) 가량의 정치헌금을 내 왔다. 그는 98년 영국을 빛낸 예술인으로 선정돼 기사작위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골수 스코틀랜드 독립파’란 이유로 노동당 정부가 반대해 무산됐다.

코너리가 기사작위를 받은 직후 앨릭스 샐먼드 SNP당수는 “스코틀랜드 전체가 그를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축하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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