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보고서]"한국 주가 아시아서 가장 저평가"

  • 입력 1999년 11월 14일 18시 49분


“한국의 주가는 아시아에서 가장 저평가돼 있다.”

14일 미국계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홍콩지사가 최근 펴낸 ‘포트폴리오 전략’보고서(월간)를 통해 ‘한국은 일본 엔화의 강세에 따라 가장 많은 혜택을 받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우려도 적은 국가’라고 분석했다.

이번 분석 대상 아시아국가는 모두 10개국으로 골드만삭스는 그중 한국 홍콩 인도의 주식시장에 대해 ‘비중확대(overweight)’의견을 냈으며 그가운데 특히 한국이 가장 저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싱가포르 대만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5개국에 대해서는 ‘중립’의견을, 필리핀 태국에 대해서는 ‘비중축소’의견을 내놓았다.

▽골드만삭스가 주목한 종목들=골드만삭스는 새롭고 진취적인 서비스분야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재벌보다 더 높은 수익(자기자본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서비스업종에서는 한국통신, 산업분야에서는 포항제철을 꼽았다. 재벌기업 가운데는 삼성전자와 LG화학이 다른 재벌에 비해 합리적인 기업경영방식을 택하고 있어 비교우위가 있다고 평가했다.

가장 선호하는(top pick) 은행주로는 주택은행을 꼽았다. 아울러 경기민감종목들의 가치가 높다고 지적하면서 인천제철 포항제철 한국타이어 등을 예로 들었다.

▽한국경제에 대한 전망=올해는 8%, 내년에는 6%의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한국의 장기물가상승률은 3%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공장가동률 등이 올라가는 등 인플레이션 요인이 있지만 시장개방조치와 구조개혁에 따라 물가상승률이 금융위기 이전보다 더 낮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는 “대우 워크아웃플랜의 내용이 더 구체적으로 공개되면 한국의 고수익 잠재력에 이끌려 (외국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10∼12월중 외국인투자자들이 5조∼6조원의 신규자금을 한국증시에 투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개혁에 대한 평가=골드만삭스는 “‘재벌구조조정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는 국내여론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SK그룹 등의 기업경영방식이 일부 후퇴하고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볼때 재벌개혁은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벌들의 경영구조 변화가 미미한 것이 가장 실망스러운 점”이라며 “이는 구조조정이 점진적으로 이뤄진 유럽의 경우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총선거가 개혁의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이미 개혁을 위한 법안 개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용재기자> y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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