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 테러범 투항…의사당 난입 총리등 8명사살

  • 입력 1999년 10월 28일 18시 58분


아르메니아 국회의사당에서 바즈겐 사르키샨 총리와 카레 드리르치얀 국회의장 등 8명을 살해한 뒤 경찰과 대치하던 테러범들이 28일 오전 25명의 인질을 모두 석방하고 투항했다.

테러범들은 로베르토 코차리안 아르메니아 대통령과 협상을 벌여 생명보장과 공정한 재판 등을 약속받은 뒤 무기를 버리고 경찰에 투항해 구금됐다고 미국 CNN방송이 전했다.

테러범들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현지언론은 4,5명으로 추정되는 범인중 한명은 88∼90년 극렬 학생운동을 벌이던 나이리 우나냔이라고 보도했다.

테러범들은 27일 오후 5시15분(현지시간) 국회의사당에 난입해 연단에서 연설중인 사르키샨 총리 앞으로 다가가 “쿠데타가 일어났다”면서 모두 바닥에 엎드릴 것을 요구한 뒤 자동소총을 난사했다.

총기난사로 총리와 국회의장, 유리 바하샨 국회부의장, 루벤 미로얀 제2 부의장, 레오나르드 페트로샨 에너지장관과 미카엘 코타냔 의원 등이 숨졌으며 10여명이 다쳤다.

일부 분석가들은 우나냔이 ‘다쉬나크’로 알려진 아르메니아 민족주의 결사조직 ‘혁명연합’ 소속이었다며정부가이단체를탄압한 데 대한 보복으로테러를 저질렀을가능성이있다고분석했다.

아르메니아와 인접한 아제르바이잔 내 아르메니아인 자치공화국 나고르노 카라바흐 분쟁이 이번 사건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최근 아르메니아가 아제르바이잔과 화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나고르노 카라바흐의 극우단체들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구자룡기자·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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