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새 대통령에 와히드…54년만에 첫 평화적 정권교체

  • 입력 1999년 10월 20일 19시 33분


인도네시아가 정부 수립 54년만에 처음으로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룩했다.

인도네시아 국민협의회(MPR·의회)는 20일 오후 대통령 선거에서 이슬람계 7개 정당이 연합공천한 야당 국민각성당 당수 압둘라만 구스두르 와히드(59)를 인도네시아 네번째 대통령으로 뽑았다.

이날 MPR는 와히드와 원내 제1당인 야당 민주투쟁당 당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52) 등 2명의 야당 후보만을 놓고 투표했다. 인도네시아 MPR가 복수(複數)의 후보를 놓고 대통령선거를 치른 것도 45년 정부수립 이후 처음이다.

와히드는 MPR 재적의원 700명 중 695명이 참가한 투표에서 373표를 얻어 당선됐다. 메가와티는 313표를 얻었다. 수하르토 전대통령의 66년 쿠데타 이후 집권해왔으면서도 6월7일 총선에서 원내 제2당으로 전락한 골카르당은 이날 논란 끝에 후보를 내지 않았다.

개혁을 바라는 인도네시아 국민의 여망과 달리 보수성향의 와히드가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앞으로 인도네시아 정국은 혼란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을 앞두고 연일 시위를 주도한 대학생 등 개혁세력은 “메가와티가 낙선하면 내전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와히드는 “지금 우리는 승리했고 민주주의도 승리했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와히드는 이날 저녁 MPR 의사당에서 대통령에 취임했다.

이에 앞서 MPR는 이날 새벽 B J 하비비 대통령의 국정보고를 찬성 322, 반대 355표로 부결시켰다. 이에 따라 하비비 대통령은 골카르당 후보를 사퇴했다.

〈자카르타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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