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교민들 "東티모르 전투병 조기철수 호소"

  • 입력 1999년 10월 13일 19시 34분


“지난해 5월 인도네시아 폭동 때 4800여명의 한국 교민들이 본국으로 도피했다. 당시 표적이 됐던 화교로 오인받지 않기 위해 한국교민들은 승용차에 태극기와 2002년 월드컵 마크를 달고 다녔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오히려 태극기와 월드컵 마크를 떼고 다닐 정도로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

11, 1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동티모르 전투부대 파병과 관련한 현지조사를 마치고 귀국한 한나라당 조사단은 1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 김명윤(金命潤) 박관용(朴寬用) 김영구(金榮龜) 김덕룡(金德龍) 이신범(李信範)의원과 당에서 파견한 김무성(金武星)의원 등 6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자카르타에서 한인회 등 현지 교민과 인도네시아 정부관계자 등을 만났다.

결과 발표를 맡은 김무성 이신범의원은 “교민들 중 전투병 파병에 찬성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면서 “지난해 폭동 때 화교 1000명 가량이 학살됐으며 한국교민 중에서도 화교로 오인받아 테러를 당한 사람이 있었던 만큼 교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홍정표(洪正杓)주인도네시아대사가 교민들의 전투병파견 반대 여론을 여러차례 외교통상부에 보고했으나 정부가 파병을 강행했다”면서 “더구나 아리랑TV를 통해 우리 공수부대의 공격적인 훈련장면이 현지에 되풀이 방영되면서 여론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이와 함께 △인도네시아 동포 신변안전기금 마련 △전투병 조기철수 △한국정부의 동티모르 난민 지원사업 동참 등을 촉구하는 인도네시아 교민들의 호소문을 공개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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