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共 인종차별 앞장 배슨 준장 살인죄로 법정에

  • 입력 1999년 10월 5일 19시 37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인종차별이 한창일 때 반정부 인사들을 독극물 등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아공판 ‘죽음의 천사’에 대한 재판이 4일 시작됐다.

영국 BBC방송은 남아공 생화학전 비밀부대에 근무한 워터 배슨준장(사진)이 살인 불법마약 소지 등 혐의로 기소돼 이날 수도 프리토리아에서 첫 재판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심장병 전문의 자격을 가진 그는 비밀부대에서 독이 든 초콜릿과 탄저균이 든 담배 등을 제조하는 일에 가담했다. 남아공 진리화해위원회(SATRC)는 이 독극물은 백인 통치에 반대하던 이들과 90년까지 남아공의 식민지였던 나미비아의 독립운동가를 살해하는데 쓰여졌다고 주장했다.

배슨준장은 또 흑인 지도자 넬슨 만델라가 수감돼 있던 당시 그의 뇌에 치명상을 입힐 계획을 수립하기도 했으며 흑인만 해칠 수 있는 세균 개발에 착수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옹호하는 이들도 있다. 프리토리아 군인병원의 한 군의관은 “그는 한밤중 비번인데도 불구하고 달려와 심장발작 환자의 목숨을 살려냈다”며 그를 휼륭한 의사로 칭송했다. 대부분의 그의 동료들은 “그는 명령에 따랐을 뿐 책임이 없다”며 그를 두둔하고 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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