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재계 '프린스턴 본드' 홍역…1조원 떼일듯

  • 입력 1999년 9월 26일 18시 58분


미국계 투자회사가 발행한 채권을 대규모로 사들인 일본기업들이 이 회사의 투자손실로 1조원 이상을 떼일 위기에 처했다.

미국계 투자회사인 프린스턴 이코노믹스 인터내셔널(PEI)이 파산위기에 처하면서 이 회사가 발행한 채권인 ‘프린스턴 본드’ 1250억엔(약 1조3750억엔)어치를 사들인 76개 일본기업들의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해졌다고 일본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일본기업들이 매입한 프린스턴 본드의 현재 가치는 50억엔(약 55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채권을 일본에서 판매한 크레스베일증권 도쿄(東京)지점은 일본기업이 사들인 채권중 1138억엔(약 1조2518억원)가량이 원금회수조차 불가능한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다고 밝혔다.

아키라 세토가와 크레스베일증권 도쿄 지사장은 “PEI가 채권 상환에 필요한 금액중 7억달러가 부족해 지불불능에 빠졌다”며 “그러나 크레스베일증권이 파산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에 일본 증권투자자 보호기금이 손실을 보전해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일본 금융감독청은 투자자에게 악영향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크레스베일증권의 채권판매를 6개월간 중단시키고 도쿄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또 미 연방수사국(FBI)은 PEI가 프린스턴 본드를 발행해 판매하는 과정에서 유령회사를 설립하는 등 사기행위가 있었다는 혐의를 잡고 이 회사 마틴 암스트롱회장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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