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지진피해 르뽀]한국인 4총사 "봉사하는 삶" 실천

  • 입력 1999년 8월 30일 19시 16분


지진으로 황폐화한 터키 코젤리주(州)의 국립보건원 골주크 분원 응급센터에서 사랑의 인술(仁術)을 펴고 있는 한국 이웃사랑회(단장 김윤박사)단원 중 4명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들이다.

단장 김박사(외과)와 윤치순박사(정형외과)는 91년 이후 소말리아 르완다 몽골 등에서 난민이 발생할 때마다 병원문을 닫고 현장에 달려가 ‘봉사하는 삶’을 실천한 사람들.

“시력이 안좋아 지난달 은퇴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삶, 이젠 빚진 것 갚으며 살 생각입니다.”(윤박사)

김박사는 다음달 중순 귀국하면 홀로 몽골로 가 연세선교의료원과 합류해 여생을 그곳에서 보낼 계획으로 있다.

또 윤영범씨는 2대째 서울에서 보육원을 경영해온 사회사업가. 김박사와는 대광고 동기동창으로 아프리카 선교와 난민촌 봉사활동을 함께 했다.

“보육원 운영에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살아 왔습니다만 우연히 소말리아의 실상을 목격하고 크게 반성했습니다. 좀 더 많은 일을 해야 할텐데… 부끄럽습니다.”

홍일점 최인애간호사는 수녀 서품을 앞두고 있다. 작은 체구에 어린이들과 사귀는 데는 선수다. 10년 간호사생활을 청산하고 88년 프랑스로 건너가 언어학 공부를 했지만 어려운 사람들을 외면한다는 자격지심에 ‘본업’으로 돌아와 마다가스카르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어린이병원을 거쳐 최근 영구귀국했다. 프랑스어 아랍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최씨는 유엔자원봉사대원이기도 하다.

이들은 당초 2주 예정으로 이곳에 왔으나 현지의 어려움을 보고 의료진을 추가로 부르기로 했다.

〈터키〓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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