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미사일협상 재개 촉구…北-美 두차례 고위급회담

  • 입력 1999년 8월 4일 19시 41분


3일 오후(현지시간)부터 제네바 미국 대표부에서 개최된 북―미 고위급회담 1차회담의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양측이 자신의 입장만을 개진하는 선에서 끝났다.

미국의 찰스 카트먼 한반도평화회담 특사와 북한의 김계관(金桂寬)외무성부상은 회의가 끝난 뒤 입을 다물었다. 다만 카트먼특사는 회담 분위기를 묻는 기자들에게 “좋았다(good)”며 “미사일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짤막하게 응답했다. 회담 직전 “필요하면 언제든지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고 말했던 김계관부상도 굳게 입을 다물었다.

4일 두 사람이 예정에 없던 2차회담을 벌인 것은 1차회담의 결과가 신통치 않았음을 시사하는 대목. 정부당국자는 “어차피 북한측이 분명한 입장을 보인 게 아니기 때문에 좀더 얘기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겠느냐”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교통상부 내에서는 “반드시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대두되고 있다. 카트먼특사나 김계관부상 모두 협상의 전권을 가지고 나온 게 아니기 때문에 양측의 충분한 입장개진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측은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의 불이익과 발사하지 않았을 때의 이익을 구체적으로 북한측에 설명했다는 후문. 미국측은 또 북측에 대해 3월 이후 중단된 미사일협상의 재개를 강력히 촉구했다는 것. 이는 북한이 미사일협상에 응한다면 적어도 협상 때까지는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겠다는 의사로 받아들여진다. 양측은 4자회담 본회담이 시작되는 5일 이후에라도 비공식적인 접촉을 계속해나갈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으로서는 회담결과를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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