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노스트라다무스 고향 「종말론 특수」…방문객 2배

  • 입력 1999년 6월 28일 18시 58분


「1999년의 일곱번째 달,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오리라….」

과연 16세기 프랑스의 의사이자 천문학자 점성술사였던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한대로 올 여름 세계의 종말이 올 것인가. 세기말에 밀레니엄 전환기가 겹친데다 유럽에서 금세기 마지막 개기일식이 8월 11일 있을 예정이어서인지 유럽에서 노스트라다무스의 세계종말 예언에 대한 관심이 붐이라고 할 정도로 증폭되고 있다.

노스트라다무스의 고향 프랑스 남부의 살롱 드 프로방스에는 전세계에서 관광객과 취재진이 몰려 들어 주민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생 레미 드 프로방스에 있는 노스트라다무스 박물관의 자클린 알레망관장은 27일 언론과의 회견에서 “올들어 방문객 숫자가 두 배로 늘어났으며 ‘3차대전이 코소보에서 발발한다’고 예언한 일본의 노스트라다무스 전문가 덕분에 코소보공습이 시작되자 일본의 주요 TV방송기자들이 박물관으로 달려왔었다”고 말했다.

박물관측은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과 관련된 문의전화가 빗발치는 바람에 한달전 전문상담전화를 개설했는데 지구의 종말은 언제며 어떻게 하면 대재앙을 피할 수 있는지를 묻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알레망관장은 전했다.

살롱 드 프로방스 당국은 30일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을 재현하는 소리와 빛의 향연, 주민 400명이 16세기 의상을 입고 등장하는 매머드 퍼레이드, 노스트라다무스 시절의 토속음식을 소개하는 연회 등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영국의 더 타임스지는 “노스트라다무스의 불길한예언으로부터완전히자유로운 곳은 역설적이게도 그의 고향”이라며 “그의 고향 사람들은 관광객을 상대로 돈 벌 궁리에 바빠 세계의 종말을 걱정할 여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인 다섯명 중 한 명이 앞으로 1년내에 대격변이 일어날 것으로, 열명 중 한명은 지구종말 D데이를 8월11일로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종말의 시작은 7월4일, 18일, 24일, 8월11일 등 해석자에 따라 다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피격과 걸프전을 예언했다는 프랑스의 인기 점성술사 마담 테시에와 패션 디자인과 점성술을 겸업하고 있는 파코 라반은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8월11일을 ‘그날’로 꼽았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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