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하버드大교수『美 코소보개입, 국익 도움안된다』

  • 입력 1999년 6월 15일 20시 05분


과연 코소보는 미국이 군사개입을 해야 할 만큼 미국의 국익에 중요한 지역이었는가.

미 하버드대 케네디 공공정책대학원의 조지프 나이 학장은 “코소보사태는 C급 리스트에 있는 국가들이 미국의 외교정책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심각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미 국방부 차관보출신인 나이학장은 곧 발간될 포린어페어스 7,8월호에 기고한 ‘국익을 다시 규정하면서’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정보화시대를 맞아 언론들이 전략적으로 중요성이 적은 지역에서 빚어지고 있는 참상을 집중 보도하면서 미국의 외교정책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이는 “언론의 속성상 인종청소나 학살, 반인륜적 범죄를 보도하는 것이 마땅하며 민주사회에서 외교정책도 여론의 향배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기본적으로 도덕적인 가치는 미 외교정책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이 최근 발간한 저서 ‘예방적 방위’에서 전략적 중요도에 따라 세계 각국을 A, B, C급 리스트로분류한것을인용했다.

이에 따르면 △구소련처럼 미국의 사활적 이해가 걸린 지역은 A급 △생존과 직접 관련은 없으나 북한이나 이라크처럼 국익에 직접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지역은 B급 △코소보 보스니아 소말리아 르완다 등 미 안보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국익에는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못하는 지역은 C급으로 분류됐다.

나이는 지금 전개되는 양상은 “코소보와 같은 C급지역을 다루다가 A급 국가이익이 손상될지도 모르는 형국”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러시아를 적으로 만들거나 중국의 패권주의를 부추기고 유엔이나 국제법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미국이 도덕주의에 눈이 멀어 전략적 우선순위를 뒤집는 위험한 잘못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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