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러방문 첫날]『韓-러 지속적 경협 필요』

  • 입력 1999년 5월 28일 06시 41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7일 오후(한국시간) 아시아나항공 특별기편으로 9시간여의 비행 끝에 모스크바공항에 도착, 4일 간의 러시아 국빈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김대통령은 모스크바공항에서 이인호(李仁浩) 주러시아대사와 세르게이 스테파신 러시아총리 부부 등 양국 인사들의 영접을 받고 양국 국가가 연주되는 가운데 의장대를 사열. 이희호(李姬鎬)여사는 스테파신총리 부인으로부터 꽃다발을 증정받고 환한 웃음.

모스크바 시내 숙소인 영빈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김대통령은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조 바실리 러시아 고려인연합회장과 러시아 하원의원인 정홍식 러시아 고려인 민족문화자치회장 등 재러시아 동포 2백20여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한―러 양국관계 발전에 기여해 줄 것을 당부.

○…김대통령은 발축호텔에서 열린 한―러 경제인 초청 만찬에 참석해 양국간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경제인들의 노력을 당부하는 것을 끝으로 첫날 일정을 마쳤다. 만찬에는 김우중(金宇中)전경련회장을 비롯한 양국 경제인과 김대통령 공식수행원 등 1백40여명이 참석.

김대통령은 만찬사에서 “협력의 시대에는 무엇보다 상호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의 능력과 잠재력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며 “우리 두 나라가 당장의 이익에만 매달리지 않는 지속적이고 일관된 경제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역설.

김대통령은 특히 “위기극복을 위한 경제구조조정의 경험을 나눔으로써 우리 두 나라는 서로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항공우주 신소재 기계분야는 물론 에너지 자원분야 등 상호협력의 대상은 무한하다고 생각한다”며 협력 분야를 열거.

김대통령은 또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한국상품 종합전시회와 다음달 2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투자박람회 등에 러시아 경제인들이 적극 참여해달라고 권유. 김대통령은 “우리 두 나라가 수교한 이후 10년도 채 안되었지만 두 나라는 이미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경제협력의 파트너”라며 “그러나 투자관련법이나 사회간접자본시설의 부족 등 기초여건의 미비 때문에 협력사업 추진에 애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이날 오전 서울공항에서 열린 출국행사에는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 내외와 임동원(林東源)통일, 조성태(趙成台)국방부장관 등 20여명이 나와 김대통령 내외를 환송.

○…이에 앞서 김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러시아 일간지 이즈베스티야와 회견을 갖고 “한국은 러시아의 좋은 이웃으로서 선린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나폴레옹과 히틀러를 격퇴한 러시아 국민의 애국심과 용기에 심심한 경의를 표하며, 뛰어난 문학과 훌륭한 음악을 창조한 러시아 국민에게 커다란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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