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섬『전통 뚱보미인 가라』…TV보급후 다이어트 열풍

  • 입력 1999년 5월 23일 19시 58분


TV가 피지섬 여성의 ‘폭발적 다이어트’를 불렀다.

미국 하버드대 인류학과 앤 벡커교수는 지난 95년 남태평양 피지제도(諸島)에 TV가 처음 보급된 이후 이곳에서 일어난 충격적 변화를 연구,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정신의학회에서 발표했다고 CNN인터넷방송이 보도했다.

TV가 피지섬에 ‘강림’한 지 38개월이 지난 금년 초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섬 여성의 74%가 자신을 ‘너무 뚱뚱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

또 조사대상 여성의 15%는 체중을 줄이기 위해 억지로 음식물을 토해낸 경험이 있다고 고백했다.

피지의 전통적 미인형은 근육이 튼튼하게 발달하고 풍만한 여성. 벡커교수는 “이 섬 주민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88년엔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은 단 한명도 없었다”면서 “TV전파를 타고 미국 영국 등에서 제작된 ‘ER’ ‘여전사 지나’ 등 프로그램이 방영되면서 깡마른 여성이 줄줄이 등장하자 이상적 여성상이 뒤바뀌어 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재기자〉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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