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창리조사단 18일 入北]美 정책방향 분수령될듯

  • 입력 1999년 5월 17일 19시 44분


금창리 지하핵의혹시설 조사를 위해 18일 북한에 들어가는 미국 방문단의 조사결과는 한미일 3국의 향후 대북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북한과 미국은 3월 뉴욕협상에서 금창리 지역에 대한 광범위한 방문조사에 합의하면서 북한측의 입장을 고려해 ‘방문단’이라는 명칭을 붙이긴 했지만 이번 방문단은 사실상 ‘사찰단’으로 볼 수 있다.

방문조사단의 면면이나 조사방법을 살펴보면 금창리 현장조사가 얼마나 철저하게 이뤄질 것인지 짐작이 간다. 방문단에는 미 국무부와 국방부 에너지부 등 관계기관 전문가 15명 정도가 참가한다.

조사방법도 지하시설 내부의 시료채취, 대기 방사능 검사, 표본 추출 작업 등 2중, 3중의 교차 점검이 가능하도록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가로 세로 10㎝ 정도 크기의 물체까지도 잡아내는 위성사진을 기준으로 금창리 시설을 육안으로 직접 확인하면 핵시설 여부가 금세 판명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방문단은 현장 시설물들을 비디오 카메라에 담아 미국으로 돌아간 뒤 정밀 검증을 거쳐 핵시설 여부를 최종 판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북한의 태도로 볼 때 이번 방문단이 금창리 시설을 핵시설로 판정할 만한 ‘결정적 증거’를 찾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북한으로서는 “핵시설이 없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하는 셈이 되고, 미 행정부로서는 미 의회 내 강경파들을 설득할 명분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또한 윌리엄 페리 미 대북정책조정관의 방북이 이어지면서 한반도문제를 둘러싼 ‘대타협’의 서막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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