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카트만 訪北]「페리-김정일 회담」사전조율 행보인듯

  • 입력 1999년 5월 8일 19시 56분


미국의 찰스 카트먼 한반도평화회담특사가 13일 북한을 방문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하나는 미 국무부의 제임스 루빈 대변인이 밝힌 대로 18일 방북 예정인 금창리 핵의혹시설 조사단의 활동을 위한 사전 협의다. 북한과 미국은 지금까지 이 조사단의 규모와 조사기간 방법 등을 놓고 협상을 벌여왔다. 따라서 카트먼특사의 방북은 지금까지 협의된 내용의 최종 확인절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하나는 이달 말로 예정된 윌리엄 페리 미 대북정책조정관의 방북에 앞선 사전 조율이다. 미 국무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외교소식통들은 오히려 이 대목에 더 큰 비중이 실려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창리 조사단의 방북 문제는 북―미(北―美) 간에 이미 오랫동안 협의가 이뤄져왔고 이미 합의가 끝난 상태라는 게 지배적 관측이었기 때문이다.

카트먼특사가 가장 공을 들일 대목은 페리조정관과 북한의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단독회담 성사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포괄적 접근방안이라는 대북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되는 상황인 만큼 김위원장과의 ‘직거래’가 어떤 식으로든 필요하다는 게 한 미 일 3국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북한의 최고권력자가 직접 협상에 관여해야만 효율적으로 협상을 진행시킬 수 있고 회담의 성과물을 얻어내는 시간도 단축시킬 수 있다는 게 3국의 판단이다.

하지만 카트먼특사가 협상을 마치고 돌아오더라도 북한측의 입장을 감안해 김위원장과의 면담성사여부는 끝내 공개하지 않을 것 같다. 또한 페리조정관의 방북시점도 카트먼특사의 방북과정에서 최종적인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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