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고교총격 추모식]『하늘나라서 편히 쉬렴…』

  • 입력 1999년 4월 27일 07시 35분


미국 콜로라도주 컬럼바인 고교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들에 대한 합동 추도식이 25일 앨 고어 미 부통령과 콜린 파월 전 미 합참의장 등 7만여명의 조문객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 건너편 쇼핑몰 주차장에서 거행됐다.

고교생 12명과 교사 1명 등 희생자 13명의 가족과 친구, 그리고 주민들은 궂은 날씨속에 조화와 성경 등을 손에 들고 찾아와 고인들을 위한 기도를 올렸다. 조문객들은 여기저기서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조문객이 엄청나게 몰려드는 바람에 추도식은 예정보다 30여분 늦게 컬럼바인 고교 재학생 형제가 직접 작사한 추모곡을 부르면서 시작됐다.

고어부통령은 조사에서 “모든 희생자들의 가족에게 당신들은 혼자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유족을 위로한 뒤 “왜 인간은 악을 저질러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어이없는 희생을 아쉬워했다.

이어 빌 오웬스 콜로라도 주지사가 숨진 희생자들의 이름을 하나씩 읽어 내려가자 1마리씩 모두 13마리의 비둘기가 하늘로 날려 보내졌다.

추도식이 끝나갈 무렵 4대의 F16 전투기가 나타나 수직상승했으며 이 중 1대는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떠난 희생자들의 삶을 상징하기라도 하듯 대열에서 떨어졌다.

오웬스 지사는 언론과의 회견에서 “범인들이 일부 무기를 ‘확실히 눈에 띄게’ 두었는데도 부모들이 범행을 막지 못했다”며 범인 2명의 부모가 기소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범인 2명은 원래 최소한 5백명의 학생과 교사를 살해하고 인근 주택을 습격할 생각이었다고 사건조사반이 26일 밝혔다. 조사반은 범인들이 항공기를 공중납치해 뉴욕시로 돌진할 계획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존 스톤 제퍼슨 카운티 보안관은 이들이 첫 공격에서 살아남으면 이웃을 습격,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살해하고 항공기를 납치해 대도시에 추락시킬 계획이었다고 말했다.〈리틀턴(미 콜로라도주)APUPI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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