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베를린 천도]이전 70%線 진행, 내달 첫 공식업무

  • 입력 1999년 4월 18일 20시 48분


독일의 ‘베를린 시대’ 개막이 눈앞에 다가왔다.

연방하원(분데스탁)은 이달말 베를린 하원의사당의 단장이 끝나면 다음달 23일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으로 새 수도 베를린에서의 첫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이 날은 1949년 5월23일 연방하원에서 독일연방공화국 헌법이 통과된 후 헌정 50주년을 맞는 날이기도 하다. 분단시절 동독의 수도는 동베를린, 서독의 수도는 본이었으나 이제 통일 독일의 수도로 베를린이 재탄생하는 것이다.

베를린 천도는 공식적으로는 9월10일 의회 회기 시작과 함께 완료된다.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부터 베를린의 새 집무실에서 일을 보고 있으며 외무부 등 정부 부처도 베를린 이전을 끝낸 상태다. ‘9월6일부터는 모든 행정 업무를 베를린에서 차질없이 처리한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아직 본에 남아있는 부처 및 산하 기관은 늦어도 8월까지 베를린으로 옮긴다.

수도 이전 작업은 현재 70%이상 완료된 상태. 현재 베를린 시내 곳곳에는 건물의 보수 및 증축 공사가 한창이다.

대부분의 부처 건물이 들어서는 지역은 베를린 중심지와 옛 동베를린 지역. 특히 동베를린 지역은 90년 통일 이후부터 재건작업을 계속하고 있어 도시 전체가 거대한 공사장과 같은 분위기다.

행정부가 베를린으로 옮김에 따라 외교공관 언론기관 각종 단체들도 함께 이사하고 있다.

또 다국적 기업들도 앞다투어 베를린에 본사를 설치하고 있다. 동유럽국가의 유럽연합(EU) 가입에 대비해 동서유럽의 한복판에 위치한 베를린을 미래 시장을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수도이전에 배정된 예산은 2백억마르크(약 14조원).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정부는 대통령 집무실과 각 부처 사무실은 옛 건물을 최대한 활용키로 했다. 새로 짓는 건물은 총리 집무실 딱 하나 뿐. 총리 집무실은 2000년 9월경에나 완공될 예정이어서 게르하르트 슈뢰더총리는 임시 집무실에서 지내야 한다.

‘정치도시’ 베를린의 명소는 역시 하원 의사당 건물이다. 구 독일 제국의회 건물이다. 통일 독일의 수도에서는 옛 모습을 그대로 살리되 건물 꼭대기에는 현대적인 디자인의 대형 유리돔을 얹었다. 투명한 유리돔처럼 정치도 맑고 투명하게 해달라는 기원이 담긴 것이라고 한다.

베를린 천도는 단순히 ‘수도 이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독일은 천도를 계기로 ‘21세기의 명실상부한 유럽 중심국’으로의 도약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베를린은 1871년부터 제2차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까지 독일의 수도였으며 분단에 따라 도시도 동서로 나뉜 뒤에는 동베를린은 동독의 수도로, 서베를린은 서독의 16개 연방주 중 하나로 됐다.

▨베를린천도 관련 일지

▽90년8월〓동서독 통일조약에서 베를린을 통일독일 수도로 규정

▽91년6월〓연방하원, 이전 결정

▽94년9월〓연방상원, 이전 결정

▽96년〓일부 부서 이전 시작

▽98년11월〓대통령 집무실 이전

▽99년5월〓연방하원, 베를린 의사당에서 대통령 선거(예정)

▽99년9월〓연방정부, 부처 이전완료(예정)

▽99년9월〓연방하원, 베를린에서 속개(예정)

〈베를린〓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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