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英신문 기고]『유고공습 중단 없을 것』

  • 입력 1999년 4월 18일 20시 48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영국 더타임스지 일요판 선데이타임스 18일자에 발칸전쟁과 관련한 장문의 기고를 했다. 클린턴대통령의 글이 언론에 게재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는 기고문에서 “유고의 민주적 정권교체가 필요하며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코소보에서 군대철수 등을 하지 않으면 공습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기고문 요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코소보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 그러나 밀로셰비치는 알바니아계 주민제거 등 인종 갈등을 증폭시켰다.

우리는 역사가 코소보 알바니아계 주민을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코소보의 인종갈등이 확산돼 발칸지역 전체의 안정을 해치는 것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다.

밀로셰비치는 동유럽국가들이 공산주의 압제가 끝난 뒤 다인종 민주주의를 추진하고 있는 지금 이를 말살하려는 최악의 선동정치가다. 유고에서 다인종이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해서는 세르비아의 평화적 정권교체가 필요하며 ‘호전적 독재자’가 남아있는 상태로는 곤란하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NATO는 유고 군과 경찰의 방공망 및 지휘통제체제, 연료와 탄약저장소 등 전쟁능력을 분쇄하기 위해 공습을 계속했다.

NATO는 수많은 난민들에 대한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다. 밀로셰비치가 난민들을 인질과 인간방패로 삼으면서 더욱 비참한 상황이 됐다. 그는 이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

밀로셰비치 스스로 이번 위기를 끝낼 수 있다. 코소보에서 군대 철수, 국제평화유지군의 주둔 허용, 무조건적이고 안전한 난민 귀환 등이 그 조건이다. 그가 이러한 선택을 거부할 경우 더 많은 것을 잃을 것이며 코소보에 대한 통제력도 잃을 것이다.

우리가 코소보에 요구하는 것은 독립이 아닌 자치다. 코소보 독립은 또다른 불안정을 불러올 수 있다.

우리는 인종적 분포에 따라서 발칸이나 유럽에 새 지도가 그려져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보다는 인종의 다양성을 포용하면서 유럽 국가들이 보다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다.

〈정리〓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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