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지는 4일 가톨릭과 개신교로 대표되는 서구문명국가들이 정교(Orthodox)계통의 유고를 공격하면서 기독교 문명 내부에서 ‘종교적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충돌은 미 하버드대 새뮤얼 헌팅턴 교수가 제기한 ‘문명의 충돌’을 상기시킨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서구문명권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은 유고의 ‘인종청소’라는 만행을 막을 도덕적 의무가 있다며 공습을 계속하고 있다. 반면 정교도들이 다수인 러시아는 흑해함대를 지중해에 파견하는 등 종교적 인종적 연대감을 갖고 있는 유고를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역시 정교문명권인 그리스는 NATO 회원국이면서도 공습을 빨리 끝내라고 촉구하고 있다.
특히 그리스 정교회는 러시아정교회에 이어 “영웅적이고 영광스러운 기독교도인 세르비아인들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는데 대해 고통을 느낀다”는 성명까지 발표했다.
뉴욕타임스는 기독교 내부의 이같은 갈등은 마치 4세기 로마제국이 가톨릭의 서로마제국과 정교의 동로마제국으로 나뉜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