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위대한 고립」포기했나…美주도 군사행동 참여

  • 입력 1999년 4월 2일 19시 13분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행동에 늘 소극적이던 프랑스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유고 공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프랑스의 국론이 양분되고 있다.

프랑스는 미라주2000 등 40대의 군용기를 파견했으며 유고군의 동향 감시를 위해 두 대의 첩보위성까지 동원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TV연설을 통해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대통령은 20만명 이상을 학살하고 수백만명의 주민을 난민으로 전락시킨 책임을 져야 하며 서방세계는 만행의 악순환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루 앞서 리오넬 조스팽총리도 유고 공습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우파인 샤를 파스콰 전 내무장관은 샤를 드골 대통령 이후 프랑스가 지켜온 위대한 고립의 전통이 무너졌다고 개탄했다. 르몽드지 등 주요 언론들도 프랑스의 공습 참여는 드골리즘의 종말을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여론은 프랑스의 공습참가를 지지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렉스프레스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성인의 59%가 공습 참가를 지지했고 60%가 필요할 경우 지상군 파견에 찬성했다.

프랑스는 코소보 평화회담을 주도한데다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청소를 외면할 수 없어 공습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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