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공습]클린턴-나토지도자『발칸학살 응징조치』

  • 입력 1999년 3월 25일 19시 31분


《실제 전쟁은 군인들이 하지만 최종 결단은 각국 지도자가 내린다. 이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신유고 공습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등 NATO회원국 지도자들의 결심에 의해 시작됐다. 공격을 받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신유고 대통령도 대응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관련국 지도자들을 통해 공격과 방어, 그리고 관련 제삼자의 입장을 조망해본다.》

▼ 공격자: 클린턴과 나토지도자 ▼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24일(이하 현지시간) 신유고연방에 대한 공습이 단행된 뒤 TV를 통해 “공습결정은 내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내린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미 언론들은 이 말이 조금도 과장된 것이 아니라고 평했다.

이번 공습은 이라크에 대한 공격과는 다르다. 이라크공습은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대한 응징이었기 때문에 공습만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코소보는 다르다. 공습으로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신유고대통령으로 하여금 코소보를 단념토록 할 수 없다는 것을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잘 알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지금 개입하는 것이 훨씬 위험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세계의 화약고인 발칸반도에서 세르비아인들의 알바니아계에 대한 학살을 방치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남은 선택은 무엇인가. 클린턴은 공습의 목적을 두가지로 정했다. 첫째는 알바니아계에 대한 세르비아인들의 침략을 저지하고 둘째는 세르비아인들의 전쟁수행능력에 타격을 입히는 것. 이는 공습을 중단할 명분을 만들어두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발언이다.

그러나 세르비아의 군사력이 붕괴되면 상대적으로 코소보해방군(KLA)이 득세해 다시 힘의 균형이 무너질 우려도 있어 미국의 끝마무리(Endgame) 시나리오는 아직 불투명하다.

한편 하비에르 솔라나 NATO 사무총장은 “이번 공습에 대한 책임은 학살을 자행한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져야 한다”고 강조했고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는 “우리의 목적은 다시는 무고한 알바니아계 주민들에 대한 탄압을 하지 못하도록 세르비아군에 타격을 입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은 “이번 공습은 유럽의 평화와 인권을 보존하기 위해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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