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정상, 9개항 합의… 「경협의제21」 채택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일본총리는 20일 청와대에서 한일정상회담을 갖고 앞으로도 대북(對北)정책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한미일 3국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양국 정상은 또 북한의 핵무기나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가 절대로 생산돼서는 안되고 사용돼서도 안된다는데 대해 의견을 같이했으며 오부치총리는 한국의 대북포용정책에 대한 지지의 뜻을 표명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9개항의 ‘한일 파트너십공동선언 및 행동계획의 추진현황에 관한 공동발표문’을 발표하고 내외신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김대통령은 회견에서 “북한의 핵 및 미사일은 일본에도 위협이지만 한국에는 더 큰 위협”이라며 “이를 용납하지 않으려면 한미일 3국이 긴밀하게 협조해 철저한 방위태세를 갖춰 전쟁을 도발하지 못하도록 하고 도발시에는 북한이 패배를 면치 못하도록 하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부치총리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북한에 일본의 의사를 정확히 전달하려고 노력 중이며 여러 각도에서 접촉을 모색 중”이라면서 “북한으로부터 메시지를 고대하고 있다”고 북한의 태도변화를 기대했다.

오부치총리는 이어 “북한이 여러 문제에서 건설적인 대화를 한다면 관계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을 호소한다”며 특히 “북한의 미사일발사 후 취하고 있는 조치의 폐쇄도 재검토대상이 될 수 있다”고 대북제재조치의 조건부 해제가능성을 시사했다.

양국 정상은 이와 함께 ‘한일 경제협력의제 21’을 별도로 채택해 한일투자협정의 조속한 체결과 이중과세방지협약의 조기발효, 세계무역기구(WTO) 차기교섭 협조를 위한 당국간 협의(5,6월경) 등에 합의했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