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파 정상회담]51년 敵對청산 「역사적 첫발」

  • 입력 1999년 2월 22일 08시 08분


20일과 21일의 인도―파키스탄 정상회담이 양국 분리독립 이후 51년간이나 계속된 적대관계를 완화하는 역사적 첫발로 기록될 것인가.

양국 총리는 이틀간의 회담을 마친 뒤 △핵과 재래식 무기분야에서 상호신뢰를 구축하고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며 △카슈미르 영유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한다는 ‘라호르 선언’을 발표했다.

이 공동선언은 구체적 실천방안을 담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다분히 상징적이다. 양국은 지난해 5월 경쟁적으로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수개월 동안 국경지대에서 치열한 포격전을 벌이며 전면전 직전까지 갔다. 이번 선언은 그런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화해의 돌파구를 열어줄 것으로 일단 기대된다.

특히 양국은 회담 후 이번 같은 ‘버스외교’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혀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총리가 인도를 답방해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총리와 2차 정상회담을 가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48,65년 두차례 전쟁을 치렀던 카슈미르 영유권문제와 국제사회의 압력을 받고 있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서명문제였으나 확실한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이 가운데 카슈미르문제는 회담전부터 난항이 예상됐다. 이슬람교도가 주민의 대부분인 카슈미르의 장래 문제에 대해 파키스탄(이슬람교)은 주민투표에 의한 결정을 주장한 반면 인도(힌두교)는 현상태에서 국제사회의 중재에 의한 평화협정을 체결하자고 제안했다. 이처럼 양국의 주장이 대립해 결국 양측의 공동노력을 선언하는 것으로 조정됐다.

그러나 양국은 국경지대에서의 재래식 병력을 줄이고 긴급직통전화(핫라인)를 가설하는 등 군사적 신뢰관계를 구축한다는 데 합의했다.

〈황유성기자〉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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