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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월 7일 19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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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지는 7일 “과학자 외교관 등으로 위장한 미 정보요원들이 유엔무기사찰단원으로 참여해 바그다드에서 첩보활동을 벌였다”고 미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정보기관들이 유엔 무기사찰단에 정보와 기술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이라크의 무기개발 프로그램에 관한 정보를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워싱턴포스트와 보스턴글로브지는 6일 “유엔무기사찰단이 미국을 위해 후세인정권에 대한 도청 등 첩보활동을 벌였다는 증거를 아난 총장이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미 행정부는 이같은 언론 보도에 대해 부인으로 일관하면서 아난 총장측이 리처드 버틀러 유엔사찰단장을 해임하기 위해 언론에 흘린 것으로 보고 아난총장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제임스 루빈 미 국무부 대변인은 아난 총장이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유엔무기사찰단이 미국을 위해 첩보행위를 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는 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고 전했으나 사실은 올브라이트 장관이 아난 총장에게 먼저 해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난 총장은 대변인을 통해 “의혹에 대해 어떤 종류의 증거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발표했다.
아난 총장은 지난해 이라크 사태 해결과 관련해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며 미국과 여러차례 갈등을 빚어왔는데 이번 미국의 첩보활동의혹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미 행정부는 언론들의 보도가 유엔무기사찰단이 미국의 스파이 도구라는 이라크 후세인정권의 주장을 정당화시켜 준다며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