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기자가 본 98한국]서울발 빅뉴스 많았다

  • 입력 1998년 12월 30일 19시 34분


올해도 외국 언론 서울특파원에게는 눈코뜰 새 없이 바쁜 한해였다.

금융위기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당선 등 극적인 사안이 연이었던 작년보다는 눈길을 끄는 기사가 적었지만 올해도 여전히 한국은 경제위기 극복노력과 구조조정과정에서 고통받는 한국인의 모습, 남북관계 등이 세계인의 관심을 끈 주요 뉴스였다.

정주영(鄭周永)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몰이 방북은 미CNN을 통해 전세계에 중계됐으며 이로 인해 정명예회장은 ‘글로벌 카우보이’란 별명을 얻었다. 아사히신문 고스게 고이치(小菅幸一)서울지국장은 50년만에 처음으로 여야 정권교체를 이룬 김대중 정부의 출범을 올해 가장 중요한 한국 기사로 꼽았다.

고스게지국장은 “올해는 작년처럼 경천동지할 사건은 적었지만 빅딜과 한반도 주변정세 IMF체제 이후의 사회변화상 등 연중 지속되는 기사가 많아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한국정부의 햇볕정책에도 불구하고 동서남해안의 반잠수정과 간첩선사건 등 잇따른 북한의 도발도 외국언론에는 주요 기사였다.

미국의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의 이병종(李炳宗)서울특파원은 “올 한해 동안 뉴스위크는 김대통령 취임 등 3,4건의 한국 기사를 아시아태평양판 커버스토리로 게재했다”며 “한국기사가 많아야 2건 정도 커버스토리로 취급됐던 종전에 비할 때 한국기사의 중요도가 굉장히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온 지 5개월이 됐다는 AFP통신 마크 라빈 지국장은 “경제구조조정 와중에 있는 한국의 경제 사회상황과 북한의 미사일발사 등을 비중있게 보도했으며 노숙자실태는 송고하면서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 블라디미르 쿠다코크 통신원은 “올해 러시아가 한국보다 더 심각한 외환위기를 겪게 되자 한국의 IMF체제 극복과정을 비중있게 다뤘다”며 하루 평균 4건 이상씩 기사를 송고하는 등 업무가 폭주했었다고 말했다.

미국 ABC방송 마이클 웬저트 특파원은 “IMF 경제위기가 올해의 가장 중요한 기사였다”면서 올해 기사송고량은 작년에 비해 30%가량 줄었으나 이는 올해 미국 국내에서 중요한 사건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