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인터넷증권 사기」와 전쟁…인터넷거래 확산 부작용

  • 입력 1998년 11월 3일 19시 09분


‘신종 거래’는 ‘신종 사기’를 부른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달 28일 인터넷 증권사기범 44명을 기소하는 등 요즘 ‘인터넷 증권사기’와 한판 싸움을 벌이고 있다.

증권시장의 주식거래주문과 정보교환에 인터넷 사용이 늘고 있는 가운데 SEC 산하의 ‘사이버 경찰’이 인터넷 사기범을 대량 적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

인터넷 사기의 전형적인 수법은 이른바 ‘스캘핑(Scalping)’으로 자신이 갖고 있는 주식을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우량주’로 추천하는 것.

‘스톡투워치’라는 인터넷사이트를 운영하는 스티븐 킹은 올 5월 20만명의 네티즌에게 미드랜드사의 주가전망을 띄웠다. 현재의 주가는 96센트에 불과하지만 여러가지 좋은 ‘재료’가 있어 앞으로 76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

그는 이 전망의 말미에 “나는 이 회사와 아무 관련이 없는 증권전문가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킹의 전망을 믿은 사람들이 주식을 매입하는 바람에 미드랜드사의 주가는 며칠만에 2.02 달러까지 올랐고 킹은 즉각 보유 주식을 팔아 17만달러의 차익을 챙겼다.

그러나 이 회사 주가는 곧 폭락했고 킹의 말을 믿고 투자했던 사람들은 손해를 봐야 했다.

킹은 올4월에도 텍사스주 소재 의료기기 제조업체의 주가가 1달러에서 18개월내에 20달러로 오를 것이라고 조언하는 수법으로 57만달러를 챙긴 경력범이었다.

SEC의 헤럴드 페겔하트는 “인터넷을 통해 이같은 정보가 유통되는 경우 곧 허위로 밝혀지더라도 처음 정보를 유통시킨 사기범들이 차익을 챙기는 일은 가능하다”며 “SEC는 인터넷 증권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고 밝혔다.

SEC는 “찰스 스와프증권사의 경우 올해 전체 주문의 54%를 인터넷으로 처리할 만큼 인터넷 주식거래가 확산되고 있다”며 “따라서 인터넷 증권사기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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