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키리바시共 「2000년 첫날맞이」쟁탈전 치열

  • 입력 1998년 11월 2일 19시 43분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2000년을 맞는 장소는 어딜까.

남태평양의 섬나라 피지는 자기 나라라고 주장하고 있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키리바시 공화국이 유력했다. 키리바시는 95년 날짜변경선을 동쪽으로 잡아당겨 ‘하루를 가장 빨리 시작하는 나라’가 됐다. 그리니치표준시(GMT)보다 무려 12시간22분 빠르다. 이 때문에 키리바시를 지나는 날짜변경선은 망치모양이 돼버렸다.

그런데 피지당국이 10월28일 “올해부터 11월∼이듬해 2월까지 일광절약시간제(서머타임)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남반구에서 이 시기는 여름. 이렇게 되면 시간이 한 시간 빨라지고 날짜도 1시간 일찍 바뀐다. 당연히 새로운 밀레니엄도가장먼저맞게된다는 것.

이와 함께 밀레니엄 기념조형물 건축, 자오선을 따라 벽 쌓기, 타임캡슐 묻기 등 사업을 벌이며 밀레니엄 시작 직전 바닷속에 들어갔다가 잠시 후 새 세기에 떠오르는 행사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의 그리니치천문대는 “새해는 GMT를 기준으로 시작되는 것”이라며 “따라서 남태평양에서 맞는 밀레니엄 첫날은 실제로는 아직 1999년”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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