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권 부실채권 169조』…美 투자은행 보고서

  • 입력 1998년 10월 2일 07시 13분


중국과 인도를 제외한 아시아 금융권이 떠안고 있는 부실채권은 1조1천8백억달러로 추정되며 이중 한국 금융권의 부실채권 추정액은 1천2백22억달러(약 1백69조원)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투자은행 리만 브러더스는 1일 도쿄(東京)에서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아시아 금융기관들이 부실채권의 부담에서 벗어나려면 길고도 더딘 회복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만 브러더스가 추정한 한국 금융권의 부실채권 규모는 한국 금융감독기관과 전문연구소 등이 추정하는 1백조원 안팎에 비해 훨씬 큰 것이다.

이 보고서는 “일본 금융권의 경우 일본정부가 인정하는 6천5백억달러보다 훨씬 많은 8천4백20억달러의 부실채권을 안고 있으며 태국 인도네시아는 각각 8백억달러와 3백60억달러의 부실채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금융전문가 로버트 지엘린스키는 “작년 7월 발생한 태국 바트화의 붕괴는 베를린장벽 붕괴가 동유럽에 미친 영향만큼이나 아시아에는 중요한 것”이라며 “기존의 경제운용 및 사업방식, 특히 은행의 기존 대출방식이 더이상 통용되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AFP통신은 “이번 보고서에는 중국과 인도 은행들의 부실채권 추정액이 제외됐으나 두 나라 역시 13조5천8백억달러의 자산 중 15% 가량이 부실채권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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