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사민당시대」정국전망]실업해결이 「슈뢰더의 첫과제」

  • 입력 1998년 9월 28일 19시 51분


게르하르트 슈뢰더(54)가 이끄는 독일 사민당(SPD)이 집권 기민기사(CDU/CSU)연합에 6% 포인트에 가까운 득표율 차로 승리함으로써 독일은 젊은 지도자와 함께 21세기를 향하게 됐다.

독일 유권자들은 슈뢰더에게 압승을 안겨줘 16년간의 헬무트 콜총리체제를 끝내도록 하면서 정권교체와 세대교체를 한꺼번에 이룩했다.

▼슈뢰더 승리의 의미〓슈뢰더는 50대 중반의 인물. 유권자들은 실업, 세계적 경제위기, 유럽통합 등 국가적 난제를 풀기 위해 21세기 국가 면모를 일신할 새 지도자로 그를 택했다.

슈뢰더의 등장은 전후 유럽에서 냉전시대 지도자의 퇴장과 신세대 정치지도자의 부상을 완결짓는 의미도 있다. 아울러 SPD는 복지와 평등이라는 본래의 당(黨) 가치관과 이념인 ‘사회적 민주주의’를 16년만에 다시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찾는 것이기도 하다.

▼슈뢰더의 과제〓최대의 현안은 실업자 감축 문제. SPD측은 주당 35∼38시간인 근로시간을 단축해 일자리를 나눠 갖고 혁신과 현대화를 통해 실업자를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SPD는 이를 위해 집권후 첫 정책과제로 노사정 3자 연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슈뢰더는 선거운동기간 중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공약해왔다. 그러나 콜정부도 ‘연대’를 통해 긴축을 하면서 동독지역 경제재건과 실업률 감축에 안간힘을 써 온 터여서 얼마만큼 실효성을 거둘지는 미지수.

세제개혁도 큰 과제다. 최고 및 최저 세율을 각각 4%포인트 낮추고 법인세율도 47%에서 35%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는 복지국가 구현을 염두에 둔 것이다.외교 및 국방정책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럽과 미국이 동등한 입장에서 협력해야 한다는 기조다. 그러나 유럽내 역학관계는 독일과 프랑스에다 영국까지 포함하는 3자연대로 변모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새정부 구성전망〓SPD가 주도하는 연립정권이 들어서게 된다. SPD와 녹색당의 의석을 합치면 안정의석(3백34석)보다 10석 이상 많은 3백45석이 돼 두 정당이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른바 ‘적(赤)―녹(綠)연정’이 된다. 이 경우 녹색당으로선 처음으로 정책일선을 담당하게 된다.그러나 SPD는 느긋한 표정이다. CDU와의 대연정도 고려하는 분위기다. 독일 새정부는 SPD와 녹색당의 구체적인 합의가 끝나는 2∼3주 이내에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본〓윤희상특파원〉hees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