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환거래 전면중단]외환시장 열자 일제히 투매

  • 입력 1998년 8월 27일 07시 37분


러시아 경제위기 타개를 위해 25일 열린 미국―러시아 긴급 전화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외환시장이 26일 사실상 마비되면서 전세계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외환당국은 러시아 은행들이 시장이 열리자마자 독일 마르크화와 달러화에 대한 대량 ‘사자’주문에 나서 2억6천9백만달러의 초과공급이 발생, 루블화 가치가 곤두박질치자 거래를 중단시켰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오전에 있었던 루블화와 달러 거래에 대해 무효화를 선언했다.

이날의 루블화 투매사태는 러시아은행들이 달러 및 마르크화 구매에 나서면서 가속화했다. 루블―마르크 환율도 전날 마르크당 4.4995루블에서 7.6루블로 69%나 치솟았다.

모스크바시민들도 지난번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지불유예)선언때와는 달리 이날 환율인상에 민감하게 반응, 소매업자들은 일제히 물건가격을 인상했다.

25일 발표된 루블화표시 국채 상환연장에 관한 정부 발표도 환율상승을 부추겼다.

러시아 정부는 1999년 12월31일 이전에 만기가 돌아오는 4백20억달러 규모의 국채(GKO)를 3∼5년짜리 루블화 채권과 8년짜리 달러화 표시 채권으로 전환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채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결의안을 발표했다.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러시아 총리서리가 발표한 이 ‘국채상환 결의안’은 러시아인(10억달러)과 러시아은행들이 보유한 채권(3백억달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루블화 표시 국채(1백10억달러)를 보유한 외국투자자들은 △채권 전액을 3∼5년간 만기연장하거나 △액면가의 5%는 루블화로 지금 돌려받고 나머지는 액면가의 20%만큼을 달러표시 채권(이자율 5%, 2006년 만기)으로 교환하게 돼 엄청난 투자손실을 보게 된다.

러시아의 영향으로 독일의 DAX주가지수는 2.6%, 영국의 FTSE 1%, 파리는 2%나 떨어졌다.

한편 이에 앞서 러시아와 미국정상은 긴급 전화 회담에서 러시아 경제위기 타개를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배리 토이브 백악관대변인은 “클린턴대통령의 요청으로 열린 30분 동안의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러시아 경제위기를 타개하려면 분명하고 단호한 정책과 전략이 최우선임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워싱턴APAFP연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