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민당 선거참패, 낡은 경영전략의 표본』

입력 1998-07-21 19:47수정 2009-09-25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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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사히신문은 최근 ‘자민당 패배에서 배우는 경영술’이라는 제목의 특집기사에서 기업 경영자들이 자민당 참패에서 배워야 할 ‘교훈’을 소개해 관심을 끌었다.

이 신문은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총리의 퇴진은 최고경영자가 경영악화의 책임을 지고 사표를 낸 것”이라고 비유했다.

▼낡은 상술에 매달리지 말라〓자민당은 주요지지기반인 건설업계 등 특정 업계나 단체에 의존하는 선거전략을 폈다. 그러나 부동층이 대거 투표에 참여, 반(反)자민당표를 던지면서 이 전략은 실패로 끝났다.

자민당과 지지업계의 관계는 제조업체와 계열대리점의 관계와 비슷하다. 고도성장기에는 대리점이 판매확장에 위력을 발휘하지만 요즘은 원가상승 부담만 준다. 카탈로그를 이용한 금형(金型)부품 통신판매업체인 미스미사의 다구치 히로시(田口弘)사장은 “소비자와 직접 접촉해야 하는 시대가 됐는데도 낡은 기업은 대리점망에만 매달린다”고 말했다.

▼안이한 가격인상은 상처만 초래〓일본 경기불황의 결정적인 원인은 지난해 4월 소비세율을 3%에서 5%로 올린 뒤 가시화된 내수 부진.

기업이 높은 시장점유율에 안주해 안이하게 제품가격을 올릴 때에도 이런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마케팅전문가인 우메자와 노부요시(梅澤伸嘉)는 “자민당 역시 이미지가 추락하는 상황에서 상품가격만 올리려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선전은 알기 쉽게〓자민당이 이번에 내건 구호는‘일본을 플러스로 만든다’는 추상적인 문구였다. 구체적인 내용을 간단하게 설명해야 하는 홍보의 철칙에서 보면 완전한실패작.

제품선전에서도 소비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아름다운 영상만 보여주는 ‘이미지CM’의 매출증대효과는 낮다.

▼경영비전은 명확하게〓자민당은 참의원선거 이틀전 금융기관 부실채권처리를 위한 ‘금융재생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하시모토총리는 “내 지시를 잘 정리해 줘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랑했지만 국내외 금융시장의 반응은 차갑기만 했다.

컨설팅사 대표 호리 고이치(堀紘一)는 “지도자의 덕목은 설득력 있는 꿈과 비전인데 하시모토총리에게는 이미 기대할 게 없다는 실망감이 팽배했다”며 “경영자중에도 관리능력만 있을 뿐 철학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최고경영자는 태도에 신경을 써야〓선거기간중 유세에서 하시모토총리는 “경기가 나쁜데 무슨 교육문제냐”라는 비판에 “당신같은 사람이 있으니 청소년들이 이렇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나 이런 식의 사람을 무시하는 태도로는 호감을 얻기 어렵다.

인재파견업체 사장인 오쿠다니 레이코(奧谷禮子)는 “손님이 마음에 안들어도 화를 내지 않게 하는 것이 세일즈의 기본수칙”이라고 강조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kwon88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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