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訪中]「中반체제인사 연행설」놓고 설전

  • 입력 1998년 6월 27일 07시 20분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중국 방문 이틀째인 26일 ‘중국 반체제인사 연행설’을 놓고 양국이 가시돋친 설전을 벌였다.

양국의 설전은 홍콩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들이 25일 “중국이 클린턴대통령의 도착을 앞두고 반체제 인사 3명을 연행했다”고 주장한데 이어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관리가 연행된 반체제 인사가 4명이라고 한 발언이 계기가 됐다.

클린턴대통령은 시안(西安)에서 이같은 소식을 듣자 즉각 제임스 새서 주중대사에게 이 문제를 중국 당국에 제기하라고 지시하고 자신의 중국 방문 목적의 하나는 개인의 자유에 관한 문제들을 공개적 비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은 새서대사의 항의에 대해 “우리가 반체제인사들을 체포했다는 보도는 저의가 있는 소문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어떠한 국가도 인권을 핑계로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오히려 미국측을 비난했다.

이번에는 샌디 버거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나서 “중국의 반응은 유감”이라면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정상방문중 벌어지고 있는 양국의 이같은 설전은 유례가 없는 일.

클린턴대통령은 이날 시안방문을 마무리하기에 앞서 “중국을 고립시켜서는 안된다”며 진화에 나섰다.

중국측도 클린턴대통령이 베이징으로 출발하자 시안에서 미국 TV와 인터뷰를 추진했다는 이유 등으로 구금했던 양 하이와 인권변호사 장 지안캉 등 반체제 인사 3명을 24시간 만에 마지못한듯 석방했다.〈베이징〓황의봉특파원〉

heb86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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