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訪美/워싱턴 방문 이모저모]

  • 입력 1998년 6월 10일 19시 44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내외는 10일오전(한국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빌 클린턴대통령 내외 주최 국빈만찬에 참석.

클린턴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김대통령의 삶은 자유가 대가 없이 얻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며 “이제 미국에 있는 그의 많은 친구들과 함께 그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격려.

김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사.

만찬의 클라이막스는 재미 성악가인 홍혜경(洪慧卿)씨의 축하공연. 홍씨는 “우리 집에서는 어머니를 ‘김대통령의 애인’이라고 부른다. 김대통령을 너무 좋아해서다. 어머니는 김대통령의 고난의 역정을 표현할 수 있는 노래를 부르라고 했다”며 ‘오 로드 모스트 홀리’라는 성가를 열창.

홍씨가 이어 “다음 노래는 통일의 염원을 담은 제2의 국가”라며 ‘그리운 금강산’이라는 노래를 부르자 일부 한국인 참석자가 눈물을 흘리는 등 숙연한 분위기. 노래 후 클린턴 대통령은 “우리는 이 순간 모두 한국민이 됐다”고 외쳤다.

이날 만찬에는 골프선수 박세리,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양, 김대통령의 처조카 이영작(李榮作)박사 부부 등 2백여명이 참석.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白南準)씨는 심한 중풍으로 휠체어를 타고 참석.

○…이에 앞서 김대통령 내외는 이날 새벽 미국무부 벤자민프랭클린룸에서 열린 고어부통령 주최 오찬에 참석.

고어부통령은 환영사를 통해 “김대통령은 세계 각국의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존경받고 있다”고 소개.

김대통령은 “고어부통령은 환경과 정보화 분야에서 항상 새로운 이슈를 제기하며 탁월한 업적을 보여주었다”고 답사.

○…이날 밤 미 상공회의소를 방문한 김대통령은 ‘한국경제의 활로’라는 주제의 조찬연설을 통해 한보스캔들 등을 예로 들며 “한국은 교훈을 얻기까지 많은 대가를 치렀다”며 “우리는 민주주의 희생 위에 이뤄진 고도성장의 신기루에 더이상 연연하지 않을 것이다”고 다짐.

그는 “현재 한국정부가 추진중인 개혁은 한국경제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바꾸려는 노력”이라며 “여러분 모두가 한국에 투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

조찬연설에는 톰 도나휴 상공회의소의장과 보잉 GM 코카콜라 등 미국 주요기업 임원 등 3백여명의 기업인이 참석.

○…김대통령은 9일 미국 공영방송인 PBS와의 현지 인터뷰(11일오전 방영 예정)에서 북한에 대해 “같은 민족이지만 공산주의자라는 면에서 적이라고 할 수 있다“며 “어떤 경우에도 군사적 도발행위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

그는 오랜 투쟁 후에 대통령이 된 소감을 묻자 “좋은 정부와 국가를 만들고자 하는 계획과 열망이 있었다.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같이 가야 한다는 철학이 성공한 좋은 예를 아시아와 전세계에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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