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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5월 18일 0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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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한국의 공연시장을 생각하면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그러나 최근 문화관광부 주(駐)뉴욕 문화홍보관이 보내온 보고서에 따르면 그런 일이 지난해 뉴욕에서 일어났고 올해에는 효과가 더욱 클 전망이다.
브로드웨이에 있는 35개 극장(최근 신축된 2곳 제외)은 96년 6월부터 97년 6월까지 1년간 관람료와 고용창출효과 관광 등 각 부문에 걸쳐 뉴욕시 경제에 약 27억달러(한화 3조7천8백억원)의 기여를 했다. 미국 극장주 제작자연맹이 발간한 보고서를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중 브로드웨이에서는 전 시즌부터 계속된 26편의 뮤지컬과 연극을 포함, 37편이 공연됐다. 이를 무대에 올리기 위한 제작 운영비, 뉴암스테르담과 포드공연예술센터 극장의 신축, 조명 배관 냉난방 등 극장 개보수 등에 들어간 직접 경비는 4억8천4백80만달러.
부수적인 효과까지 감안했을 때 경제적인 효과는 △제작 운영과 연관산업에 미친 효과 8억9천만달러 △내부수리와 신축에 따른 고용창출 효과 1억6백만달러였다.
그중에서도 실속 있었던 것은 관광 부문이었다. 1년간 공연 관람객은 1천50만명. 이중 21.3%인 2백25만명이 순전히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관람하기 위해 뉴욕을 찾았다.
그 가운데 32만6천명은 뮤지컬에 푹 빠져 체재 일정을 2, 3일 늦추기까지 했다. 뮤지컬 구경차 뉴욕을 찾은 이들이 낸 관람료 및 호텔 식당 교통 쇼핑 등 공연과 직접 관련이 없는 부문에 지출한 돈은 총 17억2천만달러.
92년 뉴욕 뉴저지 항만청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관광객이 뉴욕을 찾도록 만드는 으뜸가는 매력 포인트가 브로드웨이였다. 이번 통계도 이런 사실을 거듭 확인해준다.
문화산업의 중요성을 말하면서도 텅 빈 객석을 채우려는 노력보다 예산과 인력타령 혹은 감투싸움에 힘을 탕진하는 한국 문화계의 현실을 새삼스레 되돌아보게 한다.
〈조헌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