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핵실험］２４년만에 「核주권」과시…주변국 긴장

11일 24년만에 이뤄진 인도의 핵실험 발표는 서남아시아에 긴장을 조성하면서 핵무기 감축을 위한 인류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인도의 핵실험과 관련, “인도적 지원을 제외하고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차관을 포함한 모든 지원의 중단 등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고하르 아윱 칸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이날 인도의 핵실험과 관련, “모든 적절한 대응”을 할 권리가 있다고 밝혀 강경 대응할 뜻을 표명했다. 올 3월 집권한 우익 힌두계 힌두인민당의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총리는 취임 초부터 “인도는 핵무기 보유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선언, 핵무기 개발과 관련해 주변국들의 우려를 낳더니 결국 핵실험을 강행했다.

핵무기 개발능력이 있는 인도와 파키스탄은 지난해 전세계 1백49개국이 서명한 포괄핵실험금지조약(CTBT)의 서명을 거부했다.

인도는 “이 조약은 차별적”이라며 비준을 거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중국과 파키스탄으로부터의 안보위협을 의식해 핵주권을 지키려 하고 있다. 인도는 47년 영국으로부터의 독립과 파키스탄의 분할이후 파키스탄과 끊임없는 국경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에 인도가 핵실험을 한 포크란은 파키스탄으로부터 1백50㎞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어서 파키스탄을 크게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62년 중국과 국경분쟁을 벌인 뒤 14년간 외교관계를 단절했던 인도는 중국도 잔뜩 의식하고 있다. 양국은 국경 주변에 수십만명의 병력과 중화기를 배치해놓은 가운데 88년부터 국경병력 감축협상을 벌이고 있다. 인도의 핵실험에 대한 중국과 파키스탄의 맞대응은 이 지역의 긴장을 극한까지 높이고 핵무기를 포함한 군비경쟁의 확산을 가져올 전망이다.

〈정성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