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다이애나 輪禍」CF 물의…영국인들 『발끈』

  • 입력 1998년 5월 4일 19시 53분


미국에서 제작중인 기아자동차 ‘슈마’의 TV광고 때문에 영국인들이 흥분하고 있다. 다이애나 전영국왕세자비의 교통사고를 패러디한 광고가 다이애나와 영국왕실을 모욕했다는 것.

현재 마무리단계에 있는 광고 내용은 이렇다.

오토바이를 탄 한 무리의 극성스러운 파파라치(프리랜서 사진사)가 미끄러지듯 달려가는 슈마의 뒤를 맹추격한다. 바짝 다가선 파파라치가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려는 순간 승용차는 속력을 내 그들을 가볍게 따돌린다.

잠시후 차가 멈춰서자 다이애나를 빼닮은 모델이 여유있게 내리면서 화면을 향해 의미심장한 윙크를 던진다. 옆좌석에 타고 있던 남성도 다이애나와 함께 교통사고로 사망한 애인 도디 알 파예드를 연상케 한다.

이 광고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으나 ‘다이애나가 만약 슈마를 탔더라면 무사했을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것.

슈마 광고는 처음 다이애나 역할을 섭외받았으나 거절한 영국인 모델 닉키 릴리가 3일 영국의 선데이미러지에 “1백만파운드를 줬다해도 거절했을 것”이라고 폭로, 영국에 알려졌다. 마거릿 베킷 영국 무역산업부장관은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이 광고는 품위없다 못해 끔찍하다”며 광고제작을 즉각 중단할 것을 기아측에 요구하고 나섰다.

한편 기아자동차측은 4일 “아시아지역에서 방영할 예정이라는 일부 외신보도는 사실과 다르며 순수히 국내용으로 제작하고 있었다”면서 “현재 모든 광고제작을 중단하고 영국왕실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태윤기자·런던AFP연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