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추문 美정치인,고백하면 『끝』…클린턴사건후 여론 관대

  • 입력 1998년 4월 20일 19시 52분


마이클 바워즈 미국 조지아주지사는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재선의 꿈을 포기해야 했다. 여자 보좌관과의 15년에 걸친 불륜이 신문에 보도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하나님의 축복으로 다시 아내와 사랑에 빠졌다”면서 아내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것으로 그의 사생활에 대한 비난은 끝났고 정치생명은 다시 이어졌다.

콜로라도주지사 로이 로머 역시 언론이 비서와의 관계를 폭로한 뒤 “16년간 비서와 다정한 관계를 유지한 것이 사실”이라고 고백했으나 지지도는 68%에서 변함이 없다.

뉴올리언스의 마크 모리얼시장도 혼외정사로 사생아를 낳았으나 2월 79%의 압도적 지지로 재선됐다.

10년전이라면 창피해서 출마를 포기해야 할 정도의 바람을 피운 미국 정치인들이 이처럼 거리낌없이 자신의 과거를 밝히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들이 “한때의 빗나간 행동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는 말 한마디로 위기를 모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인들이 이처럼 ‘뻔뻔스러워진’ 이유는 빌 클린턴 대통령이 숱한 섹스 스캔들로 정치인에 대한 대중의 판단기준을 바꿔놓았기 때문이라고 타임스는 분석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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