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폴라 존스’보다 ‘다우 존스’에 더 관심이 많다.”
미국에서 빌 클린턴대통령의 섹스스캔들이 한참 흥미를 끌 때 떠돌던 이 우스개가 사실이 돼버렸다.
섹스스캔들은 한풀 꺾인 반면 뉴욕증시의 다우존스공업평균지수는 3일 개장하자마자 강한 오름세를 보이면서 사상 처음으로 9,000 선을 돌파, 최고 9,009를 기록했다. 올해초 7,900선에 비하면 큰 폭의 상승이다.
주가가 이처럼 오른 이유가 특이하다. 미국의 3월 실업률이 4.7%로 2월(4.6%)보다 소폭 높아졌다고 3일 미 노동부가 발표했기 때문이라는 것.
이론대로라면 실업률이 높아지면 주가는 떨어져야 한다. 그러나 경기과열을 예방하기 위해 금융긴축을 할 것이라는 우려가 불식되면서 금융시장이 환영의 반응을 나타냈고 이에 따라 주가가 올랐다는 것. 미국금융계는 그동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과열 때문에 금리를 인상할지 모른다고 걱정해왔다.
실제로 작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9년만에 가장 높은 3.8%를 기록했다. 그것도 가장 최근치인 4·4분기(10∼12월)성장률이 4.3%로 고성장을 견인했다.
반면 전반적인 물가를 나타내는 GNP디플레이터는 작년 2%에 그쳐 32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반적으로 낮은 금리 수준에 힘입어 미국의 채권값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마디로 고도성장과 낮은 인플레에 따라 주가 채권 달러가 함께 고공비행하는 ‘트리플 호황’을 구가하면서 미국은 일본에 경기를 부양하라는 압력을 넣고 있다.
강한 경제에 자신감을 얻은 클린턴대통령은 올해 연두교서에서 “미국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계의 정상에 서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허승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