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인들,『한국 투자환경개선 구호뿐』 한목소리

  • 입력 1998년 3월 11일 20시 11분


“한국정부와 국민이 외치는 ‘외국기업 유치’는 여전히 구호에 불과하다.”

우리 투자환경에 대한 주한 외국기업인들의 총평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1일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회원 등 외국기업인들을 초청해 마련한 조찬회에서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투자환경 개선이 ‘구두선(口頭禪)’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기업인들은 특히 손병두(孫炳斗)전경련 상근 부회장이 기조연설을 통해 “배외(排外)감정은 소수층에 국한된 문제”라고 주장한 데 대해 강하게 반론을 폈다.

인력컨설팅사인 GMR사 한국지사 관계자는 “주유소에서 외제차 주유를 거부하고 학교 선생님들이 외제학용품 사용을 만류하는 일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한국인들의 외국자본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를 문제삼았다.

루슨트 테크놀러지사의 한국계 임원은 “외세 배격을 외치는 사람들이 설사 소수라 할지라도 목소리가 큰 것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며 “전경련이 배외감정을 극복할 민간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경련은 이날 논의를 기초로 조만간 외국기업 및 유엔기구와 함께 한국의 투자환경 개선안을 마련,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박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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