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구매력을 조종한다’.
영국 레스터대 심리학과 애드리언 노스교수는 슈퍼마켓에서 틀어 놓은 음악의 내용에 따라 소비자의 구매심리가 달라진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과학저널인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한국의 전통음악을 틀 경우 향토산물이, 미국의 하드록을 틀 경우 미국산 수입식품이 더 팔릴 수 있다는 주장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노스교수는 이 연구를 위해 영국의 한 슈퍼마켓 술판매대에서 한가지 실험을 했다. 판매대에 독일산 4종, 프랑스산 4종의 포도주를 각각 진열한 다음 음향장치를 통해 매장에 하루씩 번갈아가며 독일음악과 프랑스음악을 틀었다. 그 결과 공교롭게도 음악에 따라 포도주 판매량이 급격하게 변화했다.
프랑스 아코디언 음악을 틀어놓은 날은 프랑스산 포도주가, 독일의 행진곡을 틀어놓은 날은 독일산 포도주가 평소보다 각각 3배씩 더 팔린 것으로 집계된 것.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의 56%는 매장에서 어떤 음악이 흘렀는지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노스교수는 이에대해 “음악이 소비자들의 무의식에 파고들면서 결국 구매력을 조종한 결과”라고 이색적인 주장을 폈다.
〈최수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