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정상회담 개막… 금융한파에 분위기 썰렁

  • 입력 1997년 12월 15일 07시 32분


동남아국가연합(ASEAN) 창설 30주년을 기념하는 비공식 정상회담이 사흘 일정으로 14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개막됐다. 이번 회담에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등 ASEAN 9개 회원국과 한국 일본 중국 등 동북아 국가정상들이 참석했다. 그러나 건강이상설이 나도는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으며 한국에서는 고건(高建)총리가 참석했다. 이들은 15일 12개국 합동회의를 열고 16일에는 ASEAN 지도자들과 한중일 3개국간 개별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에서는 핵 마약 환경오염 범죄 등 공통의 문제들에 ASEAN이 함께 대처하는 내용의 「비전 2020」을 채택할 예정이다. 또 회원국간 서비스 무역자유화 등을 위한 ASEAN 재단 설립에도 합의한다. 이와 함께 아시아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관련국가들의 협조를 촉구하는 내용의 특별 공동성명 발표도 예정돼 있다. ASEAN은 이 성명에서 회원국의 경제를 감독할 장치를 신속히 설치토록 촉구하는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에 의한 지원체제의 강화 △효과적인 통화위기 대응방안 강구 △신속한 위기대응을 위한 IMF의 의사결정 체제 개혁 요구 등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서른살 생일상을 받는 ASEAN 내부에서 『잔치는 끝났다』는 말이 터져나오고 있다. 올 7월 이후 본격화돼 아시아 각국을 휩쓴 금융위기의 태풍으로 크게 움츠러들었기 때문이다.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IMF의 구제금융을 받아 힘겹게 경제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다. 말레이시아도 은행대출 동결, 정부지출 축소 등 긴급 경제조치를 취했다. 〈강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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