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 와인버거 전 미국 국방장관(80)은 23일 『한반도와 그밖의 다른 지역에서 전쟁이 동시에 발발할 경우 클린턴 행정부가 이 두개의 전쟁에서 승리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레이건 집권 8년 동안 국방장관(80∼87년)을 지낸 그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걸프전에서 승리했던 우세한 미군의 무기와 전력이 클린턴 행정부에 와선 국방예산의 삭감으로 크게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와인버거 전 장관은 지난해 한반도를 비롯한 주요 분쟁지역에서의 전쟁 발발 시나리오를 「다음 전쟁(The Next War)」이란 제목으로 책을 펴내기도 했다. 경제전문 격주간지인 포브스지(誌)의 회장이기도 한 그는 내년 4월로 예정된 포브스지의 국제판 발행을 앞두고 25일 한국을 방문한다. 「다음 전쟁」에서는 중국이 남중국해의 자원 확보를 위해 대만을 공격하고 동시에 북한으로 하여금 서울을 기습토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책에 소개된 5개의 시나리오 중 가장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의 경우 여론의 수렴없이 지도자 한 사람이 모든 것을 결정하며 여기에 극심한 빈곤 기아 그리고 엄청난 군사력이 결합하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특히 클린턴행정부의 유화적인 대북한및 중국정책에 비판적이다. 『북―미간 제네바 기본합의는 잘못된 회유정책의 전형이다. 처칠이 말했듯이 「회유론자들은 어리석게도 호랑이를 먹여 키우면서도 그 호랑이가 자신은 잡아먹지않기를 바라는 사람들」이다』라고 비판했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