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음속돌파 美 척 이거,「쾌거」50돌 기념비행

  • 입력 1997년 10월 15일 20시 30분


최초로 음속을 돌파한 사나이 척 이거가 돌아왔다. 이거는 14일 자신의 음속돌파 50주년을 맞아 50년전 그 장소에서 74세의 고령에 다시 「소리의 장벽」을 뚫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50년전 그가 최초로 음속을 돌파한 비행기는 로켓을 개조한 시험비행기 X1. 이번에는 미공군의 주력기 F15 이글 전투기를 타고 음속을 돌파했다. 50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그가 조종한 두 비행기의 애칭은 모두 그의 평생의 반려자 글레니스의 이름을 딴 「매력덩어리 글레니스」였다. 이거는 50년전 음속을 돌파하느라 갈비뼈가 부러진 것을 감춰가며 목숨을 걸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번에는 구름 한점 없는 하늘에서 여유롭게 담배까지 피워 물었다. 1947년10월14일 이거는 전날밤 낙마해 갈비뼈가 부러진 채로 X1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지구상에서 이제껏 없었던 소리, 즉 음속돌파 때 나는 소음(소닉 붐)을 들려줬다. 2차대전 때 미국 공군전투기 조종사로 용맹을 떨친 이거의 생애에 있어 가장 영웅적이었던 이 행동은 군사기밀로 분류돼 48년에야 공개됐다. 그에게 마땅히 돌아가야 할 영웅대접도 시험조종사로서 받는 월급 2백60달러가 전부였다. 이때문일까. 미국 우정국은 그의 초음속비행 50주년을 기려 14일 기념우표를 발매했고 미공군도 시험비행기지인 에드워즈 공군기지의 한 거리이름을 이거거리로 명명했다. 〈권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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