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수도 방콕의 백화점 매장 곳곳에는 「파는 물건이 아닙니다」라는 표지가 붙어 있다. 주로 수입품을 취급하는 코너들이다.
수입가전제품 상인 사와드사왕(49)은 최근 한달여 동안 사실상 가게문을 닫은 상태. 그는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는 환율때문에 값을 잘못 매겼다가는 손해(환차손)보기가 일쑤』라며 『당분간 달러를 가져오는 고객만 상대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두달새 달러에 대한 바트화 가치가 50% 가까이 폭락한 태국에서는 지난주부터 휘발유 가전제품의 가격과 세금 인상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방콕시내 오피스타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아몬라트 통카이크완(37·여)은 『식료품값 인상으로 영업이익은 60%나 줄었지만 중산층인 회사원들조차 돈을 아끼고 있다』며 『손님이 끊길까봐 음식값을 올리지도 못한다』고 푸념했다.
반면 신나는 쪽은 외국인 관광객들.
관광객들은 택시를 탈 때와 내릴 때의 요금이 다를 정도로 뛰고 있는 급격한 환율변동을 고려, 「저녁 먹을 만큼의 돈」만 하루 단위로 바꾸며 나름의 환차익 전략을 쓰고 있다.
〈방콕〓이용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