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海의 아이티 연안에서 8일 정원초과 여객선이 전복돼 4백명 가까운 승객이 선체에 갇혀 숨지는 참변이 일어났다.
아이티 경찰과 해안경비대는 승객과 승무원 7백여명을 태운 피에르테 고나비엔號가 이날 새벽 5시(한국시간 오후 6시)께 몽루이섬에서 2백여m 떨어진 해안에서 전복되면서 깊이 25m 바다에 침몰, 승객 등 약4백명은 해안으로 헤엄쳐 나왔으나 나머지 약 3백명은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생존자들은 승객 중 4백여명이 선체에 갇힌 채 바다 속으로 가라 앉았으며 해안까지 헤엄쳐 온 생존자는 많아야 60명에 불과하다는 엇갈린 주장을 했다.
사고 여객선의 승선자, 생존자 및 사망자 수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고 있다.
사고 직후 美해안경비대와 아이티 주둔 유엔평화유지군, 어선 7∼8척이 나서 배가 침몰한 해역에서 생존자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이 희박해짐에 따라 구조를 포기하고 시신회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고 여객선은 이날 새벽 4시35분께 고나이브섬을 출발, 수도 포르토 프랭스에서 80여㎞ 떨어진 몽루이섬을 향해 항해하던 중이었다.
사고 여객선은 정원이 80명 밖에 안되는 3층 갑판의 발동기선으로 정원의 9배 가까운 승객을 태우고가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구속된 사고여객선 선장은 당시 2백50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생존자들은 사고 여객선에 구명조끼가 갖춰져 있지 않고 일부 선실문이 잠겨있어 많은 승객이 배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참변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배가 몽루이섬에 접근, 승객들을 무동력선으로 갈아태우기 위해 선회하는 순간, 승객들이 한 쪽으로 몰리면선 배가 전복됐다고 말했다.
한 생존자는 『배가 전복될 당시 3층 갑판 위에 있던 40여명이 바다로 떨어져 해안으로 헤엄쳐 나올 수 있었다』면서 『선실에 있던 승객 중에 생존자가 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연안여객선의 안전수칙이 무시되고 있는 아이티에서는 지난 93년 2월 1천여명을 태운 정원초과 여객선이 침몰해 7백명이 익사하는 등 최근 5년간 6차례의 대형 침몰참사가 발생한 바 있다.
아이티 연안을 운행하는 여객선의 최대정원은 3백명으로 돼있으나 여객선 업자들은 대부분 정원을 무시한 채 운항을 해왔으며 당국은 연안여객선 업체를 감독할만한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수수방관해왔다.
아이티에서는 연안여객선이 값싼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매일 수천여명이 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