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노동당정권출범 1백일]국민욕구 충족… 「블레어」열풍

  • 입력 1997년 8월 9일 20시 37분


9일로 출범 1백일을 맞은 토니 블레어 영국 노동당정부의 성적은 몇 점이나 될까. 갤럽이 이날 발표한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당장 총선이 실시될 경우 58.5%가 노동당을 찍겠다고 밝혔으며 67.6%가 노동당정부의 업적에 만족을 표시했다. 블레어총리 개인에 대한 지지도는 83%. 역대 총리들이 근접할 수조차 없을 정도의 높은 인기다. 지난 79년 총리에 취임한 마거릿 대처는 취임 1백일을 전후해서 45%의 지지밖에 얻지 못했었다. 그래서인지 블레어총리는 이탈리아에서 가족들과 함께 느긋한 마음으로 휴가를 즐기고 있다. 블레어 정부가 이처럼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짧은 기간에 눈에 띄는 신선한 정책을 많이 채택했기 때문. 노동당정부는 집권 직후 금융 교육 및 세제개혁, 스코틀랜드와 웨일스의 정치적 분할계획, 런던시 부활계획, 실업자 구제계획 등을 잇달아 발표했다. 또 정치권 정화를 위한 각료윤리강령과 노조와의 일정거리 유지 방침을 마련했으며 북아일랜드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필수적인 아일랜드공화군(IRA)의 재휴전을 이끌어 냈다. 이밖에도 의회에서의 구태의연한 대정부질의 방식을 변경했고 매주 한차례씩 총리와 국민의 대화를 마련하는 등 블레어총리의 개인적 인기를 정치에 접목시키는 변화도 시도했다. 부정선거로 인한 일부 소속의원들의 정직처분이나 최근 실시된 보궐선거에서의 참패, 30대 고든 맥마스터의원이 에이즈에 걸렸다는 악성소문을 견디다 못해 자살하는 등 부정적인 「사건」들도 발생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에서 드러났듯이 영국인들은 아직까지는 노동당 정부의 단점은 무시한 채 장점만을 평가하고 있다. 존 프레스콧 부총리도 이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8일 『우리는 국민들의 변화욕구를 충족시켜 나가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런던〓이진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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