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귀속/中 21C 진로]아시아 맹주 꿈꾼다

  • 입력 1997년 6월 30일 20시 17분


《중국이 무섭게 변하고 있다. 중국의 목표는 「21세기 새 국가」 창설이다. 새 국가란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대중화권」(大中華圈)을 건설하고 이같은 국가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이에 걸맞은 군사력도 보유한다는 의미이다. 특히 중국이 패권주의를 지향할 경우 美日(미일)과의 마찰은 물론 주변국의 군비경쟁도 부를 수 있다. 중국의 미래전략을 3회로 나누어 보도한다.》 「대중화권 건설」, 중국이 꿈꾸고 있는 원대한 구상이다. 1일 본토에 귀속된 홍콩과 오는 99년에 반환될 마카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대만까지 포괄해 하나의 대중국을 건설하겠다는 중국의 꿈. 나아가 화교인구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화상(華商)이 경제권을 쥐고 있는 동남아국가에서의 경제 정치 문화 군사적인 영향력행사를 증대시킨다는 그 원대한 꿈이 1백55년만의 홍콩반환을 계기로 재부상하고 있다. 홍콩반환식에 참석한 江澤民(강택민)중국국가주석은 곧바로 북경(北京)으로 돌아가 공인체육관에서 열리는 대규모 반환경축행사 치사를 통해 홍콩반환을 계기로 「대중화 경제 문화권 건설」을 골자로 하는 21세기 중국의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그동안 중국이 염두에 두고 추진해왔고 홍콩반환 후 더욱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중화권 건설구상은 국내외를 동시에 겨냥한 중국 정치 외교의 좌표라고 할 수 있다. 홍콩의 주권반환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중국의 대중화 건설구상에 큰 추진력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대중화 건설 개념은 중국 내부적으로는 鄧小平(등소평)사후 새 지도자로서 기반을 구축해가고 있는 강주석이 12억 중국인에게 자긍심을 심어 주면서 단합을 호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비전이기도 하다. 내부용만이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이 구상은 이미 상당히 구체성을 띠고 진행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국방력의 증강이다. 미국 해군정보국(ONI)은 지난 4월 중국이 오는 2010년까지 원양함대를 창설하며 이를 위해 항공모함을 자체 건조키로 했다는 정보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중국이 원양함대를 창설하는 이유로 주변 국가에 대한 위상강화와 해양자원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 원양함대를 대만을 포함하는 동중국해 및 필리핀과 영토분쟁중인 남사군도를 끼고 있는 남중국해에 고정 배치할 계획이라는 것. 중국은 항모함대를 가짐으로써 아시아지역에서 군사외교적 맹주 역할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홍콩의 주권반환은 중국의 경제정책 수행에 큰 힘을 더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은 금융 무역 상업제도 법률 사회간접자본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자본주의제도가 가장 발달된 국제도시라는 점에서 사회주의 중국이 자본주의를 배우고 세계로 뻗어나가는데 훌륭한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중국의 대중화구상이 한국 일본 등 인근 아시아국가들에 미칠 영향이 만만찮다는데 있다. 중국은 21세기초에 대만까지 통합해 강력한 국가를 창설한다는 계획이다. 그럴 경우 인근국들은 큰 부담을 안게 된다. 미국과 일본이 최근 미일안보조약을 강화한 것도 중국의 이같은 대중화 구상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필리핀 등 동남아국가들은 중국의 세력확장에 위협을 느끼고 동남아국가연합(ASEAN) 보강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대중화권건설 구상의 현실화가 추진되면서 동북아 및 동남아권의 힘의 균형 변화가 심상치 않다. 〈홍콩〓정동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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