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귀속 D-2/현지표정]『세기의 행사』보도진 북적

  • 입력 1997년 6월 29일 08시 58분


중국으로의 회귀를 이틀 앞둔 28일 홍콩의 분위기는 들뜸과 차분함이 뒤섞여 있는 모습이다. 각종 경축행사가 열리고 오색 네온사인이 밤거리를 화려하게 밝히고 있는 등 겉모습은 들뜬 분위기이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의외로 가라앉은 모습들이다. ○…28일부터는 관공서 회사 은행 등 모든 직장이 주권반환에 따른 5일간의 연휴에 들어가 평소에는 인파로 북적되던 거리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 또한 이날부터 장기 방학에 들어가 홍콩시민들은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일부는 가까운 동남아지역으로 휴가를 떠난 상태. 28일 빅토리아항을 구경하러 나왔던 힝 팟 탕(45·잡화점 경영)은 『한마디로 말해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종잡을 수 없는 게 현재의 심정』이라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한 남성은 『반환의 의미를 북경정부가 너무 과대선전하는 것 같지 않느냐』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홍콩정부는 반환식 등 주요 행사가 열리는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홍콩경찰 2만8천여명을 동원, 비상경계에 돌입할 예정이다. 컨벤션센터에는 2백여명의 무장경찰이 프레스센터 등에 배치돼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홍콩정부는 이번 행사에 江澤民(강택민)중국국가주석과 영국의 찰스 왕세자 등 각국의 거물인사들이 대거 참가하는 만큼 이들의 신변안전과 경호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홍콩정부는 반환식에 참가하는 주요 인사의 경호원들도 권총 등 무기휴대를 금지하고 홍콩경찰만이 무장하도록 조치해 강주석은 방탄복을 입고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8천여명의 각국 보도진이 취재경쟁을 벌이는 프레스센터는 6백여대의 전화와 50여개의 개별 부스가 마련됐으며 2백여명의 직원들이 취재진의 편의를 돕고 있다. 한편 주요 행사 방송중계를 맡은 홍콩TV라디오(RTHK)는 2천여명의 직원을 투입, 29일부터 4일간 TV 1개 체널과 라디오 3개 채널을 통해 96시간동안 논스톱으로 중국어와 영어 2개언어로 「홍콩반환 특별방송」을 내보낼 준비를 마친 상태. ○…홍콩반환일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중국대륙은 온통 홍콩열기에 휩싸이고 있다. 관공서를 비롯한 각 직장의 중요한 업무처리는 7월1일 이후로 미루어지고 홍콩과 관련된 화제가 만발하고 있다. 홍콩반환을 맞아 가장 활기를 띠는 곳은 음식점과 백화점. 홍콩반환을 앞두고 중국인 특유의 상술이 유감없이 발휘돼 「홍콩회귀기념」을 내세운 다양한 판촉활동이 한창이다. 주로 외국인고객을 상대하는 북경(北京)시 조양구의 한 중국음식점은 홍콩반환기념으로 음식값의 15%를 깎아주고 민속춤 공연까지 곁들여 손님이 몰리고 있다. 이곳 말고도 많은 식당들이 음식값 할인방침을 내세우면서 고객유치에 나섰다. 결혼식도 7월1일에 몰려있다. 국제노동절로 휴일인 5월1일, 단오절인 음력 5월5일에 날을 잡았던 예비 신랑신부들이 대거 7월1일로 날짜를 옮겼다. 〈홍콩·북경〓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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