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브리타니아號 인천입항…44년간 「바다외교」로 유명

  • 입력 1997년 6월 8일 19시 58분


영국의 「해상 왕궁」 로열 브리타니아호가 8일 오후 4시반 2백46명의 승무원과 함께 인천항에 닻을 내렸다. 브리타니아호는 해양 강국으로서의 영국의 이미지를 알리기 위한 아시아―태평양 순항계획에 따라 한국에 입항했는데 이번 첫 한국 방문길이 마지막 순항길이다. 오는 6월30일 홍콩의 중국 반환을 지켜본 뒤 영국으로 돌아가면 해체되기 때문이다. 로열 브리타니아호는 전장 1백25m, 총중량 5천8백t 규모로엘리자베스 여왕의 즉위를 기념해 즉위 이듬해인 지난 53년 스코틀랜드에서진수됐다. 44년간 「바다위의 영국 왕실」로 불리며 엘리자베스 여왕 등 왕실 인사와 함께 지구 40바퀴에 해당하는 1백만해리를 항해했다. 지난 81년 「세기의 결혼식」을 마친 찰스―다이애나 왕세자부부가 신혼여행길에 올랐던 것도 이 배에서였다. 2차대전 직후 2백10만파운드를 들여 건조된 이 배는 여왕부부가 직접 마감재를 고르는 등 디자인에 관여했으며 진수 연설을 통해 『영국 밖의 영국 왕실』임을 강조하는 등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44년간 영국왕실과 동고동락한 이 배는 마지막 순간까지 영국왕실과 운명을 함께 한다. 오는 30일 홍콩에 기항, 홍콩 반환행사 참관을 마친 찰스 왕세자와 「마지막 총독」 크리스 패튼을 품에 안고 영국으로 돌아가는 것. 해체소식을 접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구입의사를 타진했으나 왕실측이 정중히 사양했다는 후문이다. 이 배는 1주일간 인천에 체류하면서 금융 및 환경관련 세미나와 여왕탄신 기념 리셉션 장소로 제공된 뒤 오는 14일 일본으로 향한다. 〈인천〓김승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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